[치아교정일기] EP.01 갑자기 시작된 치아교정 | 인생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작년까지만 해도 돈 모아서 캐나다 워홀 가야겠단 마음으로 만만했는데, 

인생은 참 알 수가 없다.

전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발이 묶이다니.
 
 
 

나는 4월 1일 치아교정과에 방문하고 치아교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치과를 예약하고 상담을 받는 과정은 매우 즉흥적으로 결정됐다.
 
난 원래 부정교합에 안면비대칭이 있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양쪽 아래턱이 비대칭으로 자라서 점점 아래턱이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비대칭과 부정교합은 해결되지 않는 콤플렉스였다.
 
 

치아 중심선이 맞지 않고 아래턱이 오른쪽으로 돌아가 있다.

 
 
모든 치과에서 아직 성장기이기 때문에 성장이 완전히 끝난 성인이 되고 

큰 병원에 가서 양악 수술을 해야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치과에서 다 거절을 당하고 성인이 되어서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역시나 거기서도 양쪽 턱 길이가 다르고, 상악이 기울어져 있어서 양악 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가족들이랑 상의를 해봤으나, 너무 위험한 수술이고 부작용도 심해 

다들 반대하는 분위기로 기울었고 결국 단념하고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10년 동안 난 완전히 포기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았느냐?
 
 

전혀 그러지 못했다.
남들은 외적으로 보기에 티 나지 않는다고 그냥 참고 살라고 했지만, 

그동안 미련이 남아 양악이나 비수술 주걱턱 교정에 대해서 계속 찾아봤다. 
부정교합으로 인한 소화불량과 역류, 턱관절 문제, 이갈이, 외모 플렉스, 치아 마모·깨짐 등

살면서 치명적이진 않지만 불편함이 늘 함께했고,

이런 걸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이해시키긴 어려웠다.
 
 

옆모습으로 보면 아래턱이 나와있는 걸 볼 수 있다.

 
 
어쩌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유튜브로 양악이나 치아교정 같은 영상을 찾아보는데, 

홧김에 '치아교정과 가서 상담을 받아볼까?'라는 마음이 들었고, 

유명한 교정과를 찾아서 예약을 했다.
 
 

X-Ray 사진. 왼쪽 턱관절이 육안으로 보기에도 더 길다.

 
 
병원에서 X-Ray를 찍고, 치아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교정과 선생님께서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자세히 해주셨는데,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조금 충격을 받았다.
 
 

 
 
몇 년 전부터 아래 어금니가 시리는 증상이 자주 생겨 다른 치과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잇몸 패임이라고도 하는데, 사실은 치아 옆구리가 파여서 시린 이가 발생한 것이다. 
패인 부분을 레진으로 매워서 치료를 했는데 다른 쪽도 그 증상이 나타난 상태였다. 
 
 

치아가 파이는 증상이 나이에 비해 심한 편이고
부정교합과 많은 관련성이 있다고 하셨다.

 

장기적인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도 거꾸로 물려있는 치아의 교합을 교정 치료를 통해서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꾸로 치아가 물려있으면 서로 치아가 압력을 가해서 치아가 깨지거나 파이는 현상이 계속된다고 했다.
치아 교정이 불가피하다는 청천벽력의 소식ㅜㅜ
 
결국 그날 바로 교정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게 되었고, 

악궁확장장치를 끼울 자리를 만들기 위해
치아 사이에 고무링을 넣어서 벌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악궁 확장장치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기 위해 총 8개의 고무링을 넣었다.

 
 
 
나는 악궁 확장장치를 통해 상악을 넓히고, 아래턱을 집어넣는 작업이 필요했다.
치아 사이를 넓히기 위해서는 일주일동안 고무링을 하고 있어야 한다.
 
 

치아 사이에 고무링을 넣은 모습

 
 
부정교합은 방치하면 안 되는구나를 알게 되었달까...
치과 가는 게 무섭더라도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받으면서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최고인듯.

 
별거 아닌 듯 넘어갔다면, 계속 치아가 마모되고 점점 잇몸이 내려가면서 

돌이킬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하고ㅜㅜ
좀 더 빨리 시작했음 좋았을걸 이란 후회도 밀려온다.
 
성인 치아교정은 최소 2년이니 저와 비슷한 케이스라면 빨리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앞으로의 2년간 치아교정 잘 해보겠습니다. 흑흑
 
 
 
*교정 및 치과 치료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